[함께읽기] 협업 툴 시장도 AI - 인터뷰 '이주환 스윗테크놀로지스 대표' (중앙일보 07.06)

김신원
2023-07-07
조회수 63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75071
Leader & Reader 팩플 인터뷰

“잃어버린 반쪽” 구글도 극찬…4만 기업이 택한 ‘스윗의 힘’

출처 : 중앙일보
일자 : 23.07.06
에디터 : 김남영

  • 카드 발행 일시2023.07.06


 Today’s Interview
“디지털 사옥에서 협업하라”
이주환 스윗테크놀로지스 대표 

챗GPT의 등장과 함께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은 ‘일잘러’의 조건이 되고 있다. AI가 보고서나 e메일을 대신 써주고, 데이터 분석도 척척 해내 사무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의 전쟁터도 사무직 생산성 도구 분야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은 생성 AI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놨다.

그중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의 협업을 돕는 도구, 협업 툴 시장도 AI 전쟁이 한창이다. 2020년 세일즈포스에 인수된 슬랙은 지난 5월 ‘슬랙 GPT’를 내놨다. 대화 요약, 메시지 초안 작성 등을 AI가 지원해 생산성을 올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슬랙을 뛰어 넘겠다’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스윗테크놀로지스도 AI를 도입해 변신 중이다. 이 회사 이주환 대표를 지난 5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 오피스에서 만났다.

스윗테크놀로지스는 2017년 12월 이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누적 4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협업 플랫폼 ‘스윗’엔 업무용 메신저, 문서 작성, e메일, 업무 관리, 파일 공유 기능 등이 총 망라돼 있다. SK텔레콤·대한항공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4만여 개 기업과 팀이 스윗을 도입해 쓰고 있다. 기업들이 AI를 잘 활용하려면 뭐가 필요한지 들어봤다.그래픽 한호정, 사진 강정현 기자 

일하는 AI의 등장

AI발(發) 생산성 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생성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로 업무 시간이 기존 대비 60∼70%로 줄어 생산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점점 더 똑똑해질 AI가 결국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다. 오랫동안 생산성 소프트웨어(SW) 분야를 들여다 본 이 대표는 낙관론에 손을 든다. 그는 “현재의 AI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아니라 보조지능(Assistant Intelligence)에 가깝다”며 인간의 역할을 강조한다.

AI가 생산성을 높이다 보면 일부 인간 일자리도 대체할까.
그렇지는 않을 거다. AI의 역할은 비효율을 없애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게 돕는 것이다. 사실 AI가 하는 일이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거짓말(할루시네이션)도 잘한다. 사람의 ‘업스킬링’(직무에 필요한 신규 역량을 배우는 것)이 필요한 때는 맞다. AI를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알 정도는 돼야 하는데, 그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기업들은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싶어 한다. AI를 잘 쓰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회사를 디지털 사옥, 즉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가 흐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AI는 양과 질이 보장된 좋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데, 정작 자기 회사 데이터가 없으면 (AI를 도입한들) 어떡하나. 웹 데이터로 학습한 챗GPT는 실제 업무에 쓰는 데이터로 훈련한 게 아니다. 우리 회사의 업무용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추론하고 예측하고 생성해야 업무용 AI다. 스윗은 회사의 모든 업무를 디지털 사옥으로 옮겨줄 수 있다. 디지털 사옥에서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를 수 있게 돕는 게 우리 일이다. 기업은 AI에 쓸 내부의 데이터부터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스윗테크놀로지스가 처음 선보인 일하는 AI는 ‘스윗 오토메이션’(스윗 자동화) 플러그인이다. 지난달 14일 출시했다. 코딩 없이 자연어 텍스트를 입력해 반복 작업을 설정해두면 관련 업무들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도구다. 이 대표는 영업·마케팅부터 개발까지 모든 직군에서 발생하는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AI,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노코드 도구”라고 소개하며 “오픈 AI의 챗GPT, 구글의 바드와 같은 대화형 AI도 추후 연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연어 텍스트를 입력해 반복 작업을 설정해두면 관련 업무들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도구 '스윗 오토메이션'. 사진 스윗테크놀로지스 코딩 없이 자연어 텍스트를 입력해 반복 작업을 설정해두면 관련 업무들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도구 '스윗 오토메이션'. 사진 스윗테크놀로지스

노코드(no-code)·로코드(low-code)

노코드는 복잡한 코딩 없이 쉽게 앱·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 말로 하거나 포토숍처럼 클릭만 하면 된다. 로코드는 코딩을 아예 안 할 순 없지만 최소화하는 개발 환경을 의미한다.

스윗 오토메이션을 내놓은 이유는.
업무에는 반복적인 일이 정말 많다. 가령 신규 멤버가 입사할 때마다 인사 담당자는 환영 e메일, OJT(현장직무교육) 일정 예약, 온보딩 문서 발송, 프로젝트 초대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한다. 자동화하면 1초 만에 끝나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려고 만든 게 오토메이션이다. 챗GPT 플러그인에도 들어간 ‘재피어’라는 자동화 툴보다 더 쓰기 쉽다고 자부한다.
준비 중인 다른 AI 기능도 있나.
AI와 관련된 네 가지 기능을 이번 달 출시한다. 첫 번째는 협업 챗봇이다. 구글의 듀엣 AI나 MS의 코파일럿과 다르게 개별 프로젝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화할 수 있는 챗봇이다. 두 번째는 스윗에 연동된 앱에서 나온 정보를 업무로 이어주는 ‘테스키파이어’(Taskifier)다. 예를 들어 영업 관련 화상회의를 했으면 그 내용을 바로 업무로 보여주는 식이다. 세 번째는 커스텀 프로젝트 템플릿이다. 프로젝트별로 자주 쓰는 문서나 프레젠테이션(PPT)이 있다. 이를 템플릿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마지막은 리포트다. 프로젝트 진행 현황 및 목표 대비 성과, 잠재적 리스크 등 다각도로 실시간 보고서를 만들어 기업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는 AI다. 스윗은 AI를 위한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놀이터)가 될 것이다.
AI를 위한 플레이그라운드? 무슨 의미인가.
스윗을 쓰는 기업은 핵심 데이터를 스윗을 통해 한데 모을 수 있다. 또 특정 AI만이 아니라 스윗 위에서 다양한 AI를 써볼 수 있을 것이다. 모은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 회사만을 위한 AI를 만들 수도 있다. AI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플레이그라운드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협업 툴

협업 툴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총아로 떠올랐다. 대면 접촉을 피해야 했기에 원격 근무를 지원하는 협업 SW는 몸값도 치솟았다. 2020년 12월 세일즈포스가 슬랙을 277억 달러(약 36조원)에 인수한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기업용 협업 툴 시장 규모는 2021년 472억 달러(약 61조원)에서 연평균 12.7% 성장해 2026년 858억 달러(111조원)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팬데믹이 끝난 지금에도 협업 툴의 위상은 그대로일까.

이주환 스윗테크놀로지 대표가 지난 5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이주환 스윗테크놀로지 대표가 지난 5월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는 협업 툴의 위상이 예전 같진 않아 보인다. 여전히 협업 툴은 기업에 유의미한가.
우선 우리의 근무 방식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근무를 섞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디폴트(기본)다. 팬데믹이 일하는 방식을 바꾼 계기가 됐다. 문제는 팬데믹 때 너무 많은 툴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팬데믹 전에는 툴이 없어서 못 썼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툴이 너무 많아서 못 쓴다. 기업 한 곳에서 쓰는 앱의 수가 평균 242개 있다는 통계도 있다. 부서마다 팀마다 쓰는 툴이 다르고, 그 툴의 기능이 하나뿐이라 종류가 늘어난 거다. 이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의 협업 툴은 의미가 있다.
현재 글로벌 협업툴 메신저 1위는 슬랙 아닌가? 슬랙과의 차이는.
1세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는 하나의 기능만 제공한다. 가령, (슬랙은) 기능이 채팅에 한정돼 있기에 2500개 앱이 연동돼 있어도 채팅 창엔 알림만 뜬다. 반면, 스윗은 멀티 펑션(multi funtion), 즉 여러 기능을 연결하는 호환성 높은 플랫폼이다. e메일이 왔다는 알림에 그치지 않고, 스윗에서 바로 e메일을 열고 첨부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해 동료에게 공유할 수 있다. 스윗은 MS의 오피스 SW인 마이크로소프트365와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둘 다 연동되는 유일한 툴이기도 하다.
슬랙도 ‘슬랙 GPT’를 내놓는 등 생성 AI 서비스가 협업 툴에 확산되고 있는데,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나.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AI 적용 효과가 다르다. 채팅 기능만 제공하는 슬랙은 조직적이고 패턴화된 업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의 일과 직접 연관된 AI 활용엔 한계가 있다. 스윗은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외에도 각 기업의 프로젝트나 업무와 관련된 패턴화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 프로젝트 진행 현황, 담당자, 마감일, 세부 체크 리스트와 같은 것들이다. 이 데이터로 AI 모델을 활용하기에 차별성이 있다.'스윗' 사용 화면. 사진 스윗테크놀로지스 

기업 내 부서별로 쓰는 협업 도구도 제각각이다. 그럼 스윗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세계 184개국의 4만여 개 기업이 스윗을 쓰는 이유가 거기 있다. 대한항공·KG모빌리언스와 같은 대기업이나 비(非) IT 기업들도 쓴다. 부서마다 계열사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른데, 스윗에선 팀별로 필요한 앱을 연동해 일하다 전사적 협업이 필요하면 그런 대규모 협업도 스윗에서 한다. ‘스윗 디벨로퍼스’에서 원하는 앱을 노코드‧로코드로 직접 개발해 쓸 수도 있다. 이런 생태계는 애플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iOS처럼 우리의 워크OS 위에서 사용자들이 이미 연동된 앱을 끌어다 쓰기도, 새로 만들기도, 자동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스윗 오토메이션도, 스윗 디벨로퍼스도 코딩이 필요 없는 ‘노코드 툴’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유는.
도구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업무용 툴이 많아지다 보니 툴을 잘 쓰는 사람이 마치 일을 잘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둘은 완전히 다르다. 사람이 일은 안 하고 툴 쓰는 법만 배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윗은 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쉽게 쓸 수 있게 도우려고 한다.

구글의 파트너가 된 韓 스타트업

스윗테크놀로지스는 2018년 구글로부터 ‘잃어버린 반쪽(Missing half)’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구글 클라우드 경영진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스윗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이후 구글은 스윗을 ‘2022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앱’으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 5월 구글 생성 AI의 트러스티드 파트너(Trusted partner for Google’s Gen AIs)로 뽑았다.

구글 트러스티드 파트너란 뭔가. 좋아진 게 무엇인가.
구글이 개발하는 모든 AI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 우리 개발팀이 스윗 플랫폼에서 구글 AI를 활용해 실험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구글과 협력 관계가 돈독해 보이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호환이 가장 잘되는 SW이기 때문 아닐까. 한 구글 임원은 “구글 캘린더를 스윗에서 쓰는 게 더 편하다”고까지 하더라.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스윗테크놀로지스는 국내 기업들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SK텔레콤이 출범한 K-AI 얼라이언스에도 합류했다.

K-AI 얼라이언스에 들어간 이유는?
SK브로드밴드에 스윗을 공급했고 이후 SKT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여줬다. 무엇보다 SKT는 초거대 AI를 보유한 회사다. 스윗은 모든 AI를 품을 수 있는 플랫폼이고, 여러 가지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봤고, 지금도 AI를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함께 구상하고 있다.
SKT 외 다른 국내 초거대 AI 보유 기업과의 협업은 없나.
스윗 AI는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의 장점을 상황에 맞춰 서비스할 것이기에 모든 LLM 회사들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미 MS의 애저 오픈AI GPT 모델은 사용 중이고, 구글 버텍스 AI 적용을 위해 구글과 논의하고 있다.
올해 미국과 한국 외에 해외로 확장하나.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보고 있다. 7월부터 유럽과 일본에 진출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에 진출한다. 인도와 러시아에도 나간다. 유럽과 아시아에 지사를 내는 것도 고려 중이다. 서비스 언어만 단순히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현지 통화로 결제를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철저히 현지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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